코트 한 벌을 70년, 막스마라가 소재로 짓는 이름들

막스마라의 카탈로그를 열면 대부분이 코트입니다. 가방도 신발도 곁가지고, 이 하우스가 70년 넘게 붙잡고 있는 것은 결국 한 벌의 겉옷입니다.
코트 한 벌로 세운 하우스
막스마라는 1951년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럭셔리 레디투웨어 하우스입니다. 여러 품목으로 넓히는 대신 코트라는 한 카테고리를 깊게 파고든 브랜드로, 캐멀 코트와 테디베어 코트가 그 결과물입니다.
이 브랜드를 이해하는 가장 빠른 길은 소재 표기를 읽는 것입니다. 버진 울, 카멜 울, 카멜 헤어, 캐시미어, 알파카. 같은 실루엣이라도 무엇으로 지었느냐에 따라 이름과 성격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그중 몇몇은 아이콘이라는 이름을 달고 매 시즌 반복됩니다.

마누엘라는 카멜 울에 비스코스 안감을 댄 코트입니다. 벨트로 여미는 랩 형태라 단추 없이도 실루엣이 잡히고, 카멜이라는 색 자체가 이 브랜드의 상징처럼 쓰여왔습니다. 같은 이름으로 벨티드 울 버전과 카멜 헤어 버전이 함께 나옵니다.
같은 실루엣이라도 무엇으로 지었느냐에 따라 이름과 성격이 달라집니다.
숫자가 이름이 된 코트
막스마라에서 가장 유명한 이름은 사람 이름이 아니라 숫자입니다. 101801은 제품 코드가 그대로 모델명이 된 경우로, 오버사이즈 실루엣과 넉넉한 소매가 특징입니다. 버진 울 버전과 울 캐시미어 버전이 함께 운영됩니다.
루드밀라는 캐시미어만으로 짓는 아이콘입니다. 제품 설명에 접합사를 제외하면 100% 캐시미어라고 명시할 만큼 소재에 기대는 코트로, 랩 버전도 함께 있습니다. 캐시미어 계열에는 이 밖에도 엘레니아·센트로·릴리아·레부스가 있어, 랩이냐 벨티드냐 정도의 차이로 고르시면 됩니다.
테디베어, 그리고 카멜 헤어
테디베어 아이콘 코트는 이름 그대로 곰인형 같은 표면을 가진 코트입니다. 알파카와 울, 실크를 섞어 짜 부피감을 만드는데, 카멜 헤어와 실크를 조합한 버전도 따로 있습니다.
카멜 헤어는 낙타털을 그대로 쓴 소재로, 울보다 가볍고 광택이 은은합니다. 리치오와 레판토, 벨티드 카멜 헤어 코트가 여기 속합니다. 무게를 줄이면서 보온을 유지하고 싶을 때 볼 만한 계열입니다.
카멜 울은 낙타털에 울을 섞은 혼방이고, 카멜 헤어는 낙타털 비중이 높은 소재입니다. 후자가 더 가볍고 부드럽지만 마찰에 약해 관리가 까다롭습니다. 캐시미어는 가장 부드럽되 보풀이 생기기 쉽고, 버진 울은 형태 유지가 가장 좋습니다. 매일 입을 코트라면 울 계열, 특별한 날의 한 벌이라면 캐시미어 쪽이 무난합니다.
The Cube와 트렌치
겨울 코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The Cube는 막스마라의 아우터웨어 서브라인으로, 퀼팅 나일론에 다운을 채운 후드 퀼팅 다운 코트와 세이파 퀼팅 다운이 여기 속합니다. 같은 라인에서 코튼 블렌드 트윌과 델피노 트윌로 만든 트렌치도 나옵니다.
간절기 트렌치는 개버딘 계열이 중심입니다. 알레시오와 판시아가 코튼 개버딘으로, 깅엄 체크를 쓴 갈테가 변주로 준비돼 있습니다. 다만 의류는 시즌 단위로 들어오고 빠지는 폭이 크니, 마음에 드는 모델을 발견했다면 재고를 먼저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코트 곁의 것들
가방은 수가 많지 않지만 결은 분명합니다. 스웨이드로 만든 미디엄 숄더백과 버킷백, 미니 탑핸들이 있고, 넉넉한 쪽으로는 라지 레더 토트와 스웨이드 토트가 있습니다. 코트가 주인공인 브랜드답게 옷의 인상을 방해하지 않는 형태들입니다.
어디부터 보면 좋을까
- 첫 막스마라라면 마누엘라카멜이라는 색과 랩 실루엣이라는 형태, 두 가지 상징이 한 벌에 들어 있습니다. 벨트로 여미는 방식이라 체형을 크게 타지 않습니다.
- 오버사이즈를 원한다면 101801넉넉한 품과 소매가 특징이라 안에 두툼한 니트를 겹쳐 입기 좋습니다.
- 가장 부드러운 한 벌을 찾는다면 루드밀라캐시미어만으로 지은 아이콘입니다. 매일 입기보다 오래 두고 입는 쪽에 가깝습니다.
- 부피감 있는 실루엣이라면 테디베어표면 질감 자체가 존재감을 만들어, 안에 단순하게 입어도 완성됩니다.
- 간절기에는 트렌치나 The Cube개버딘 트렌치는 봄가을, 퀼팅 다운은 한겨울 실용 쪽입니다.
막스마라는 유행을 앞서가기보다 같은 코트를 더 좋게 만드는 데 오래 시간을 쓴 브랜드입니다. 그래서 고를 때도 디자인보다 소재를 먼저 보시는 편이 결과가 좋습니다. 판매처마다 취급하는 색상과 소재 조합이 다르니, 마음에 드는 모델이 있다면 소재 표기와 사이즈까지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